같이 공동연구 할 수 있을만한 교수진 없고,
정부 프로젝트로 연봉 보전해준다지만, 그걸로 A급 저널에 논문 발표할 수 있는 수준 아니고,
기업 프로젝트로 대체해보려지만 기업들은 개발자를 AI 전문가라고 주장하는 수준이고,
대학원생들 조교로 쓰고 싶어도 교육 수준이 충격적일 정도로 낮고,
그렇다고 연구 지원금이 빵빵하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런 상황이 다 해결되고 나야 연봉이 의미가 있지, 그 전엔 큰 의미가 없습니다.
무조건 돈만 많이 주면 실력없고 이력서만 화려한 분이 그 돈 빼먹고 떠나요.
미국도 교수들 연봉과 기업체 취직하신 분의 연봉은 수준이 다릅니다.
교수들 연봉은 다른 프로젝트들로 채워주는 생태계가 조성이 되어 있으니 교수로 가고,
최소한 교수랑 자기 회사랑 겸직을 하는거에요.
겸직도 안 되는 국립대는 A급 교수들 뽑기가 더더욱 힘들 겁니다.
전반적으로 국가 시스템이 모두 낙후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정상적인 고급 인재를 채용하기는 불가능할 겁니다.
수준 낮은거 인정해야죠
정부나 기업들을 보면, 학계에서 연구 역량이라는게 어떻게 특화되어 있는지, 그래서 공동연구라는게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우리나라 교수진들 대부분이 연구를 안 하고 정부 지원금, 기업 프로젝트에서 적당히 돈 받는 구조에만 갇혀 있으니 글로벌 수준의 연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보이질 않겠죠.
예를 들어, 위의 연구 프로젝트는 A 저널에 논문 낼려면 실력파들이 좀 붙어야 됩니다. 단순히 기업용 솔루션일 때랑 수준이 다르니까요.
다른 연구자들이 붙으면 저랑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낼 수도 있습니다. 제 방법이 조잡해 보여서 비웃을지도 몰라요.
그렇게 학계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연구 결과물이 뽑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연구 욕심이 넘치는 교수들이 한국에 불만없이 들어올텐데, 그런 인프라는 하나도 안 갖춰놨으니 돈 빼먹으려는 무능력자만 찾아오겠죠.
저도 SIAI 처음 설립하고 저희 PreMSc (MBA AI) 첫 과목 기말고사 문제도 못 푸는 수준인 사람들이 교수하고 싶다고 우르르 찾아왔었습니다. 날 뭘로 보는거냐… 싶어서 화가 울컥 났던 적도 많았어요.
정부 관계자들이 정말로 모르는 상태인지, 알지만 위에서 시키니 어쩔 수 없이 예산 낭비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쪽이 됐건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 A급 연구진들이 한국에 돌아올 생각을 안 할 겁니다.
여긴 무덤이에요.
좀 전에 @Ung_Jeon 님이랑 잠깐 이야길 했는데, 처음 STA501, 502 셤치고 너네 F 학점이라고 그랬을 땐 못 받아들였는데, 지금와서 보니까 F받는게 당연하다 싶답니다ㅋㅋ (다들 생각이 비슷하겠죠?)
1년 공부하면서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그러는데, 이런 교육이 한국에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표현에서 제가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딱히 한국을 2류니 뭐니 비난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David이 정리한대로 아시아 국가들이, 특히 한국이 Problem solver를 길러내는 Procedual fluency에만 초점을 맞추지, Thinker를 길러내는 Conceptual understanding을 가르치는 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질 않습니다.
교사가 이걸 갖고 있어도 학생들한테 가르치는게 쉽지 않다는 걸 여러분들이 산 증인으로 보여주셨어요. 심지어 정답까지 다 찍어주는 식으로 '주입식’이랑 접목을 시켰는데도 열심히 공부하는 SIAI 생존자들만 F학점의 굴레를 탈출하고, 논문 흉내라도 내잖아요.
그런 교수진이 많아지고, 사범대, 교대에서 교사를 그렇게 길러내고, 교사들이 다시 학생들을 그렇게 길러내는데 20년 남짓 엄청난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할 겁니다. 그 사이에 우리 애가 S대 못 가서 괴로운 학부모들이 이상한 교육 강요하는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 개혁이 망가질지도 모르구요.
교수를 데리고 오는 것부터 막혀 있는 나라인데, 이런 고통스러운 개혁이 몇 십년 안에 되겠습니까?
@Ung_Jeon 님한테 농담으로 100년 안에 못 할 거라고 그랬습니다.
Procedure fluency에 초점을 맞춘 교육으로 길러낸 베끼기 능력치로는 더 이상 기술 경쟁 시장에서 못 살아남는다는걸 사람들이 깨달아야 교수 데리고 오는데 엄청난 돈을 쓰는데 공감을 할거에요. 근데 이렇게 사고력 교육 인프라 하나도 안 갖춰진 나라에 자기 인생 희생하려는 교수가 과연 올려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