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와 손잡는 카카오 - 한국 AI 산업의 현실은 자체 개발이 아니라 라이선스 구매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

그간 회사 블로그를 통해서나 SIAI 학생들에게 여러차례 이야기를 했었습니다만, 한국에서 AI 산업에 발을 들인 기업들이 했던 일은 미국에서 공개한 오픈 소스를 갖다 붙이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소버린 AI라고 주장하지만, 네이버에서 일하는 인력들의 역량에 대해서 그간 보고 들은 내용만 따져보면 냉정히 봤을 때 딥시크는 커녕 오픈AI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들 겉으로 보이는 적당한 기능들만 갖춰지면 '개발 역량’이 있다고 착각하지만, 그간 강조했던대로, 이쪽 학문의 도구인 수학과 통계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없이 껍데기만 갖다 붙인다고 그게 '소버린AI’가 되는게 아닙니다.

핵심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면 돈만 투입되면 언제든지 일어설 수 있습니다만, 기초가 없는 건물은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자기가 건물 지을 능력이 없는데 건물이 필요하면 남이 지은 건물을 사는 수밖에 없죠.

위의 기사에 등장하는 카카오는

위의 2개 기고 글에 등장하는 사례와 관련이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굳이 자세한 사항을 더 언급해서 법적인 논란을 겪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회사 경영진도 자체 개발을 할 수 있는 인원을 못 뽑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저런 선택을 했으리라 봅니다.

윗 기고 글에서 언급한대로, 이미 한국 IT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입니다. 제가 모르는 분야에서 얼마나 남은 경쟁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전 한국에서 채용한 인력에 기대를 갖고, 한국에서 그런 A급, S급 인력들에게 자금이 몰리는 일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제가 한국을 탈출하는 마당이니 너무 악담을 쏟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간 꾸준히 지적한대로, 수학 실력도 안 되는 컴퓨터 공학과 카르텔이 이익을 독점하려고 하다가 결국 이런 사태가 터졌다는 걸 모 대학교 총장실에서 컴퓨터 공학과 교수들과 통계학과 교수들이 신규 데이터 과학 석사 과정 소속을 놓고 육탄전을 벌인 사례부터 시작해서, 이미 수 많은 사례가 알려진만큼, 굳이 제가 더 언급할 필요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인구도 적고, 투자금이 넘쳐나는 것도 아니고… 서로 힘을 모았어야 되는데, 모 대학 공대 교수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팔뚝질을 하는 걸 보면서, 근데 그걸 제어하고 고칠 수 있는 역량이 한국 사회에 없는 걸 보면서, 답이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카카오가 하는 선택이 맞아요.

보나마나 수학 못한다는 소리겠지. 그딴 거 필요없고, 코테만 통과하면 된다.

이런 댓글이 우리나라 A급 명문대 게시판에서 보이는데, 한국에 어떻게 미래가 있겠습니까? 적어도 제가 학부생이던 시절엔 저런 댓글을 쓰면 쪽팔린다는 비난을 들었습니다.

비단 AI/Data Science 업계 뿐만 아니라, 아마 앞으로 몇 년간 한국 기업들이 줄줄이 해외로 나갈 겁니다.

이미 현대차, LG전자는 미국 공장 뿐만 아니라 인도에 공장 짓고 IPO까지 한 상황이고, 미국 IRA 보조금을 받고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제조 공장을 건설하는 중입니다. 저 공장이 수익성을 내는 날이 오면 한국은 그냥 모 회사가 있는 나라 정도로 전락하게 될 겁니다.

가능하면 가르친 학생들이 우리나라를 개혁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만, 제 역량이 부족해서 흩어진 인재를 모으고 개혁을 이끌어내질 못했습니다. 항상 마음이 무겁고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