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을 압박하고 있는 한국 교육부가 교훈으로 삼을만한 현상입니다.
가격 낮추면 좋냐? 돈 내는 사람 입장만 생각말고, 돈 받는 사람 입장도 생각해보세요.
월급 절반으로 깎아서 드릴려고 하는데 일 하러 오실래요?
2025년부터 한국 시장 버리기로 결정하고 나니 바로 SIAI 등록금을 2배로 올리게 됐습니다. 유럽 애들이 그간 엄청난 불만이었던게, 그 돈으로 교수 어떻게 데리고 오냐 였습니다.
교수는 둘째 문제고, 학교에 다양한 인프라를 갖추고 싶은게 많은데, 돈 안 들일려고 하니 다 저 혼자서 밤을 새서 해결해야됐잖습니까? 뭐 하나 시킬려면 다 돈이고 시간이에요. 아무도 월급 적게주는 직장엔 안 갈려고 하면서, 정작 돈 안 내고 글로벌 최상위권 교육 받는게 어딨어요?
MBA 학위 가격을 10만 달러 수준으로 올려야 시스템을 돌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서는데, 일단 올해는 5만 달러로 타협했습니다. 몇 년 동안 꾸준히 올려야 될 거에요.
국내 대학들 어딜가나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안 믿기겠지만 포스텍(포항공대)도 포스코가 M&A 매물로 내놨습니다. 의대라도 만들어서 수익성 좀 개선해 볼려고 했는데, 요즘 의대도 훅 가고 있어서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교육에 경제 논리를 들이대면 결국 부유층 자제만 고급 교육 받고, 가난한 학생들은 2, 3류 교육 밖에 못 받는다고 불만이 생기겠지만, 저도 대학 다니는 내내 학점 4.0으로 성적 장학금 받고, SK 고등교육재단 시험 합격해서 장학금 받고, 과외해서 돈 벌면서 학교 다녔습니다.
취직해서 번 돈으로 늦게 대학원 유학 가니까 교수들이 직장에서 오염되고 온 인간이라고 문전박대하고, 실제로도 나이 들어서 체력 떨어지니까, 밤새 논문 수십편씩 읽고 수업 들어오는 애들이랑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고, 머리는 굳었고…
저도 괴로웠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교사/교수한테 헝그리하게 살아라고 하면 아무도 교사/교수 안 할 거에요. 교육 수준이 추락할텐데, 결국 가난하면 제대로 교육 못 받는 건 똑같습니다. 고액의 사립학교들만 고급 교육이 돌아갈텐데, 그것마저 없애버리면 그 나라 전체의 교육 수준이 추락해서 다음 세대는 기술력 부족으로 흙 먹고 살아야 될 거에요.